Daegu K-beauty
지난 9월 태국에서 열린 ‘2016 K-뷰티 엑스포 방콕’에 참여한 유바이오메드의 엄년식 대표가 자사 부스를 방문한 해외바이어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TP 제공>
K-pop에 이어 K-뷰티가 한류 열풍을 견인하고 있다. 한류는 이제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등 K-뷰티 제품은 지지부진하던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화장품의
경우, 수출액 기준으로 올 1~6월 18억1천2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8.5% 증가한 수치다. 화장용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0% 증가한 4천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K-뷰티제품 수출은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지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의 한 의료기기 제조업체도 이
같은 한류 대열에 합류해 의료 및 뷰티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유바이오메드의 주력 제품인 ‘태피 톡톡’.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마이크로 니들이 피부에 자극을 주면서 바늘 외벽에 있는 나사홈을 타고 약물이 주입된다. <유바이오메드 제공> |
◆대구발 K-뷰티 열풍
이끌어
<주>유바이오메드는 최근 대구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의료·미용 분야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이다. 동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회사는 2009년 8월 설립된 이래 피부미용 무통증 주사기, 기능성 화장품, 탈모 방지 모발의 굵기 증가용
의약외품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태국에서 열린 뷰티전문 박람회에서 베트남 기업과 2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자사 주력 제품인 무통증 피부미용 주사기 ‘태피 톡톡’, 기능성 화장품류인 ‘리제네프’, 모발 굵기 증가에 도움이 되는 의약외품
‘굵길’ 등을 납품하기로 했다.
엄년식 유바이오메드 대표는 “태국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때마침 이전부터 시제품을
주고받는 등 수출을 추진하고 있던 업체가 이 박람회에 참여하게 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메드는 뷰티
제품뿐 아니라 가정에서 쉽게 유방의 건강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는 유방진단기를 올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경북대병원과 함께
내년 상반기에는 ‘화상환자를 위한 피부확장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엉덩이나 사타구니에서 발췌한 자가피부를 늘려 화상부위에 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다.
엄 대표는 “5X5㎝ 피부를 7X7㎝로 늘림과 동시에 피부의 단위면적당 세포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배양액을
함께 넣어 세포수를 유지시켜주는 게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유바이오메드는 K-뷰티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네일, 색조화장, 속눈썹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엄 대표는 “내년에 추가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데, 바이어들이 왔을 때 회사에서
발주까지 이뤄질 수 있게끔 일종의 센터를 이 공간에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메드의 생산 현장 모습. 직원들이 생산된 피부미용 무통증 주사기 ‘태피 톡톡’을 검사하고 있다. <유바이오메드 제공> |
◆‘태피 톡톡’ 캐시카우 역할
유바이오메드의 주력
생산품은 피부 관리 프로그램인 무통증 마이크로 니들 약물 전달 시스템 ‘태피톡톡’이다. 이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 보다 가는 바늘 외벽에 나 있는
나사홈을 통해 진피에 약물을 직접 전달·주입하는 방식이다.
바늘이 피부에 들어가면서 피부에 자극을 주게 되고, 동시에 약물이 나사홈
선을 통해 직접적으로 피부 진피층에 전달되기 때문에 고기능성 화장품이나 발모제 등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직접적, 효과적으로 작용되는 것을
도와준다는 게 엄 대표의 설명이다.
여드름이나 주름개선, 노화 방지, 기미, 잡티 개선과 미백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FDA, CE, ISO 13485 등 해외 인증을 획득했다.
엄 대표는 “모기 침보다 조금 굵은 정도의
바늘이기 때문에 통증이 없다”며 “바늘이 들어간 곳에 바로 새 피부가 생성되는 효과를 이용한 방식으로 미백·안티에이징·발모 등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서울의 대형 피부과 및 성형외과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전세계 1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유바이오메드 본사 전경. <유바이오메드 제공> |
◆독창적 아이디어
K-뷰티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미용시장이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곳은 대부분 대기업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게 엄 대표의 지론이다.
엄 대표는 “해외로 나가보면 K-뷰티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을 느낄 수 있는데
정작 이 시장을 선도하는 곳은 대기업이다. 관광객이 면세점을 들렀을 때 대부분 대기업을 제품을 사간다. 이는 중소업체가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갖고
있지만, 영세한 데다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뿐 아니라 의료·미용 분야는 일반 제품과 달리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마케팅에 있어서
입소문이 중요하다.
엄 대표는 “소비자는 먹을거리나 피부 관련 제품을 구매할 때 보수적이다. 대기업 제품은 검증됐다는 인식을
갖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입소문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품질이 뛰어나다면 주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